서류 가방이나 넥타이핀 같은 액세서리가 전에도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최근 계속되는 보도를 보면 법무장관의 면모가 엿보이는 지점으로 소매에 주목하게 된다.
우선 재킷이 소매 단추를 실제로 여닫을 수 있는 워킹 커프스 방식으로 보인다. ‘리얼 버튼’이라고도 한다. 단추를 장식으로 달아놓은 재킷보다 고가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공력을 많이 들여 지은 옷에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단춧구멍의 바느질 솜씨는 옷 전체의 만듦새를 가늠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단춧구멍 위치가 고정돼 있어서 손목 쪽 기장에 손을 대면 비례가 어색해진다. 팔 길이를 조정하려면 어깨를 뜯어야 해 수선이 까다롭다. 기성복에도 있지만 맞춤옷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한 장관이 소매 단추 4개 중에서 2~3개만 채운 모습으로 자주 포착되는 건 단추가 떨어져서가 아니다. 단추를 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이자 이탈리아 멋쟁이들이 스프레차투라라고 부르는 의도된 느슨함으로 봐야 한다. 수필가 피천득이 꽃잎 하나만 살짝 꼬부라진 연꽃 모양 연적을 두고 이야기했던 “균형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과도 비슷하다. 하나의 단추를 풀려면 작은 차이에 민감해야 한다.
이제는 희귀해진 프렌치커프스 셔츠도 자주 입는다. 단추 없이 구멍만 있는 소맷부리에 커프링크스를 따로 채우는 방식이어서 소매를 걷을 때 불편하다. 이런 옷을 입는 사람은 적어도 편한 길만 찾는 성격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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